유리 이사예비치 아슈케나지



1.

원래 꿈은 평범하게 브런치카페 하나를 꾸려가는 주인.

할렘가에서 자라면서 온전히 자기 소유의 무언가를 가져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(12살때까지는 얹혀 살며, 17세까지는 여러 가게에서 숙식해결) 자기만의 무언가를 가지는 것을 로망으로 여기고 있다. 어차피 사람 관계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사람 사이에 있어서는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. ㅡ도저히 떠날 수 없는 관계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.


2.

18세 때 술집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.

그 당시에는 상당히 까칠하고 낯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는데, 적어도 5살 이상은 연상이었던 그녀가 자신에게 친한 척 구는 것에 처음에는 거리를 두었더란다. 그러나 곧 편견 없이 다가오는 미스 마르가리타(Маргарита)에게 금방 빠져들었고, 그녀와 동거를 하기에까지 이르렀다. 자신이 그녀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을 뿐 연애관계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 알고 있었고 그녀에게는 자신 외에도 여러 돈 많은 애인이 있다는 것도 알고 있었다. 그것을 모두 묵인하면서까지 사이를 이어나갈 만큼 그녀는 자신에게 새로운 감정들을 알려 준 사람이었다. 동거를 하는 1년 여 사이에 자신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.


3.

그녀 또한 자신을 이성으로 보지 않았다.

19세의 여름,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고 난 후 처음으로 여름 감기를 앓았다. 마르가리타는 헤어지기 전, '성공하지 않으면 다시는 보지 않겠다'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. 서로가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관계였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. 애인이라기보다는 가족에 훨씬 가까웠다. 웃기게도 그 이후로 악착같이 돈을 벌기 시작했다.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 것이 분명해 아무에게도 얘기해본 적은 없다.


4.

언젠가는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만큼 돈을 번 후,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로 떠나버리는 것이 꿈.

개인적으로는 한 해변가에 자리잡아 작은 카페 하나를 꾸리고 싶다고 한다.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이나 얼굴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족했다. 마치 외떨어진 사람이 가족의 얼굴을 그리워하듯이. 이런다고 해서 그녀가 자신을 다시 찾아와 줄 지는 모르겠지만 별 것도 아닌 꿈 하나가 사람을 살 수 있게도 하는 법이다.


5.

미스 마르가리타는 현재 한 마피아 조직의 정부이자 로비스트.


6.

갈수록 눈이 침침해지고 있다.





2016. 9. 23. 22:07 · 카테고리 없음 · RSS   
         플라 개인홈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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